석촌호수의 벗꽃 축제 벚꽃이 절정이다.갑자기 더워진 날씨에 순식간에 터져버린 꽃잎들...놓칠 수 없어 서둘러 다녀왔다.실버들 살랑거리는 바람에꽃비가 내리는 봄날...사람들도 꽃으로 피어난다.호수에 물비늘도 이쁘고그 반짝임을 바라보는 오리들이 너무 예뻐서 담아왔다.오늘은 오리들도 주인공이다.문보트들이 떠다녀서호수가 더 여유롭고 이국적이다.2026년도 봄은 석촌호수가 다했다. 내가 담아 온 풍경 이야기 2026.04.02
뚜껑을 따다/노재순 뚜껑을 따다노재순매화꽃 소식이 봄의 뚜껑을 따자마당가에 내걸린 솥뚜껑이 뒤집어졌다 솥뚜껑이 돼지비계를 먹고번철이 되는 날은 동네 잔칫날이다 세상에는 얼마나 많은 뚜껑들이 있을까 보도블록 틈새에 핀 작은 제비꽃 한 송이가보랏빛 시의 뚜껑을 따고아직 이루지 못한 꿈의 뚜껑을 딴다 오늘은 부모의 뚜껑을 벗은 한 남자가베트남 어린 신부를 맞는 날 잘 익은 항아리 뚜껑이 열리고병뚜껑이 늘어날수록 달빛도 흥청거렸다 아직도 순서를 기다리는 미혼의 뚜껑들이미 따 버린 뚜껑들자신을 다 비워내고 쪼그라든 뚜껑들까지 저녁의 뚜껑을 따고 아침이 오고 있다 시집 2023년 현대시학 함께 읽고 싶은 시 2026.03.26
엄마의 봄/최진영 엄마의 봄최진영엄마는꽃이었어나무였어바람이었어나무와 꽃 그림 속의자에 앉아있어색을 덧입혀도마르지 않는 색제주 유채꽃 속에서웃고 있는마지막 봄바람에 풀어놓은 엄마의 색깔이곰삭아 번지고사진 속엄마를 다시 만나고 있다 함께 읽고 싶은 시 2026.03.20
살면서/박호은 살면서박호은꽁꽁 숨겨둘 거 하나쯤 있어야지문득집에 두고 나와 자꾸 생각나는 거 하나쯤 있어야지혹시나잘 있는지 깊이 숨겨둔 곳을 되짚어 보는불안한 재미 하나쯤 있어야지가끔은밋밋한 손가락에 반짝이는 약속을 떠올리며속없이 히죽히죽 웃을 수도 있어야지살면서가난한 집 장롱 깊은 곳에 숨겨진금가락지 같은 사랑 하나쯤 품어야지 함께 읽고 싶은 시 2026.03.18
시선 그 끝의 안부/박호은 시선 그 끝의 안부박호은이른 봄 진달래 능선에 두었던 배낭 주머니에개망초꽃이 피었습니다바람결에 도둑 승차를 했나 봅니다양떼구름 가득 피어있는 고려산 하늘에분홍 꽃잎이 떼 지어 날던 날이었습니다투명한 잎에 햇살 스며든 진달래를 좋아했는데남이 보거나 말거나 개갈 없이 흔들리는 개망초꽃이라니바람을 버티다 찢긴 마음 들킨 듯땡볕 아래 진달래처럼 화끈거렸습니다가슴속에 가득한 울음의 씨앗은무화과꽃마냥 속으로만 핍니다먼 바다 끝 흰 구름 한 점이낡은 치맛자락처럼 너풀거립니다눈에 익은 엄마의 옷은 쉽게 찾아집니다배낭 옆구리에 삐죽이 손 흔드는 망초꽃이나와 같은 곳을 바라보고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기억을 지우는 바다거기 먼 곳의 안부를 묻지 않겠습니다개망초가 개갈 없이 흔들릴지라도박호은서울 출생2016년 등단시집 함께 읽고 싶은 시 2026.03.18
올챙이를 표절하다/노재순 올챙이를 표절하다노재순시골집 처마에 걸려 있는 씨옥수수그 이력을 따라가다 보면토방 위에 북적이는 검정고무신과올챙이국수가 떠오릅니다맷돌에 간 옥수수를 뭉근하게 끓이다가마솥에 묵꽃 피면바가지 구멍으로 쏙쏙 빠져나오던 올챙이들갓 부화한 간지러운 그 이름 속에는여름 저녁의 평상이 펼쳐지고개구리 울음소리와개똥벌레 불빛들도 떠다닙니다올챙이는 안 먹는다고 투정도 한 사발다리가 나오지 않는올챙이들도 난처한 저녁입니다개밥바라기 별이 다녀가고긴 꼬리를 단 별똥별 몇 개도 떨어집니다내 유년의 점묘로 남은 그 이름은옥수수가 아닌 강냉이강냉이 한 줄에는꼬물꼬물 올챙이 태그가 살아있어요허기가 목구멍까지 차오를 때나는 그 꼬불길을 따라 영월로 달려갑니다 함께 읽고 싶은 시 2026.03.18
우리는 서로 다른 블루/ 최진영 시집 꽃소식 보다 먼저 도착한 시집,두리번거리는 질문을 잠시 내려놓고드디어 시집을 펴냈다.우려내고, 묻어두고,홀로 외로웠을 긴 시간의 망설임이 느껴진다.그래서 더 애틋한 시,읽는 내내 촉촉하게 가슴을 적신다.메마른 일상에 물음표를 던지며 고여있던 나를 깨운다.정갈하고 산뜻한 시집 한 권으로비로소 봄의 첫 페이지를 펼쳐본다.따뜻한 시선으로 말을 걸어주는 최진영 시인의 시집, 누군가에게는 또 다른 설렘의 선물이다. 자유게시판 2026.03.17
풍경, 지나가다/최진영 풍경, 지나가다최진영초가을 속에 세상이 들어있네풋 생각이 물들어가고성급한 단풍나무 아래로 10월이 지나가네흰 구름 떨어진 강 위로 물수제비뜨던 아이들어디로 갔을까시간의 물결 따라 들리는 층, 층의 소리잔물결만 튕기네색다른 사랑을 구애하는 물총새매의 눈빛으로 사냥 여행 떠나네바람의 악보를 따라가며오카리나 소리를 심어 주는 숲초가을 속은 도돌이표가 되어점점 오목해지네 함께 읽고 싶은 시 2026.03.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