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꽃으로 묶어둔 시간
노재순
저녁 산책길에 떨고 있는 감국 몇 송이
꺾어다 화병에 꽂아주었다
꽃은 또 왜 꺾어왔냐
그것들도 순리대로 살다 가는거여
엄마처럼 멀리 보지 못하고
꽃잎에 맺힌 시간 조금만 더 붙잡고 싶었다
무릎이 꺾인 허공에서
시나브로 목을 축이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닷새째 결국 숨을 놓았다
내가 믿었던 사랑이 다 옳은 건 아니다
향기가 바스라진
그 이름을 어떻게 불러야 하나
그에게 나는사랑이었을까 아픔이었을까
매듭을 찾지 못한 약속 하나
꽃잎의 시간은 이렇게 아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