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겹친다
최진영
정동 돌담길을 걷는다
사람들의 시선 속, 그가 몇 초간 겹친다
돌담콩 카페의 달달콩 커피는 그날의 커피와 겹치고
간이 의자에 앉은 나는 그날에서 날아온 비둘기와 겹친다
아까시 잎을 손가락 끝으로 튕기며 미래를 알고 싶던
그때의 나와 밤새 불면의 봄을 뒤집는 밤이 겹친다
삶과 쌈이 겹치고
시간을 감싸안은 회화나무가 겹꽃을 피운다
언제나 그 자리에 있는 것과 변한 것의 표정이 겹친다
그때의 너와 지금의 나는 너무 멀리 와 있다
겹치고 싶어도 겹치지 못하는 시간이
또 지나간다
< 우리는 서로 다른 블루> 2026년 미네르바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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