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읽고 싶은 시

그리움 한 그루/노재순

시간의 마시멜로 2026. 3. 5. 01:21



그리움 한 그루

노재순


정순왕후라는 이름도 무색한
무인도처럼 떠 있는 남양주 사릉에서
숨죽여 사부곡만 부르고 있는 소나무
칼날 위로 아슬아슬 걸어온 길

무심한 구름은 애써 모르는 척 비껴가는데
짙푸른 향기만 멍처럼 번져간다

서슬 푸른 격랑 속에 맺어진 연분
죽어도 만날 수 없어
정령송 한 그루 지아비 곁으로 보냈다

머나먼 길 한달음에 달려간다던 간절한 소망은
이렇게라도 이루어질 수 있을까

두어 시각이면 오갈 수 있는 지척에서도
차마 발걸음 떼지 못해
위이잉 윙
솔바람 소리만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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