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후
이미산
그때 나는
그리움이 먼 곳에서 온다고 믿었다
바람이 부려놓은 냄새
눈가에 드리우는 실루엣
모르는 당신이 남기는 발자국
그리하여 내 안으로 당신을 들인 날
나는 눈물이 났다
우연이 우연의 옷자락에 닿아 오늘이라 불리듯
가까워도 닿을 수 없는
긴 팔을 키우는 가려운 등처럼
별빛을 당겨 제 몸을 식히는 지구처럼
한쪽 발을 물에 담그고 나의 전부를 생각했다
당신이라는 눈물만이 또렷해지는 즈음
다시 오지 않는 그날과
그리워하는 그곳 사이
이후가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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