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청진기
김종관
돌잡이 때 청진기를 잡으면 의사가 된다는 말이 있다
나는 청진기를 잡았지만 의사가 되지 못했다
그러나,
내가 걸어온 저쪽 뒤안길에 청진기를 들이대면 숲과 그늘 한 점 없는, 물 한 방울 없는 뒷골목에서 메밀묵과 찹쌀떡 파는 소리가 들렸고
뙤약볕 아래 달아오른 돌의 너설을 밟을 때 속울음을 삼켰던 소리가 계단 밑 귀뚜라미 울음으로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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