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귀향길
노재순
눈인사 나누던 옆자리가 비었다
모르는 얼굴들이 자리하고 또
몇몇은 자신의 집으로 무사히 돌아갔다
한 잎의 나뭇잎이 춤추듯이
첫눈을 기다리던 그도
하늘호수에 긴 파문을 남기고 떠났다
짧은 계절이 파노라마로 스쳐가고
휘바람 소리 잦아든 빈 술병이 식어가는 동안에도
플랫폼은 철새들의 군무로 눈부시다
성난 짐승처럼 어둠속을 내달리는
생의 요철에도 몸을 낮출 뿐
삶은 달걀 하나 건네지 못했던 우리는
빛났던 순간이 어디쯤이었을까
낯선 시간에 쏟아진 나를 주워담느라
건네지 못한 마지막 인사는
가을이 가슴속 깊이 묻어두었다
시집 <꽃으로 묶어둔 시간> 현대시학 중에서...
'함께 읽고 싶은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 갈매기의 꿈/노재순 (0) | 2024.06.22 |
|---|---|
| 그리운 겨울/오성일 (0) | 2024.05.04 |
| 옮긴이/최란주 (0) | 2024.04.23 |
| 이후/ 이미산 (0) | 2024.03.16 |
| 이순/오봉옥 (0) | 2024.03.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