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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읽고 싶은 시

서쪽/ 이채민

by 시간의 마시멜로 2023. 9. 16.

서쪽

이채민


서쪽으로 머리를 두고

서쪽을 오래 본다

절반도 쓰지 못한 하루가 사라지는 곳

고요한 감전의 이야기가 고여있는 곳

한 생의 꽃이 피고 기우는 곳

스무 살의 여우비와
거짓말 같은 사람들도 그곳에서
왔고, 갔다

누워서 똥을 싸는 꿈을 꿨는데
서쪽은 부끄럽지 않았다

같은 방향으로 날아가는 새들과 바람이
어디쯤에서 쉬어 가는지
알 수 없지만

내가 심지 않은 풀에서도

서쪽 냄새가 가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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