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불 한 채
강정숙
헌옷 수거함에 버려진 이불 한 채
터진 솔기 바깥으로 삐죽 나온 속엣 것들
결마다 옥매듭지은
실밥들이 터져 있다
어른 이불 밟으면 어른 몸 밟는 거다
호청 손질할 때마다 우리는 내몰렸다
어머닌 기도하시듯 한 땀 한 땀 기우시고
햇살 좋아 내다 넌 눅진한 내 이불
먼지 많은 반생을 막대기로 탈탈 턴다
털다가
문득 맡아 본다
그리운 엄마 냄새
시조집 <천개의 귀> 에서
시인 강정숙
2002년 중앙일보 중앙신인문학상 수상
2009년 수주문학상 수상
시집 <환한 봄날의 장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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