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금이 절정이다
노재순
개나리가 꽃잎을 터트렸다
마침표를 찍지 못한 봄이 동구릉을
서성이는 11월
아니 꽃이 미쳤나 입동이 지났는데
철딱서니 없기는
누군가 툭 던지고 지나간다
노랑이라고 다 같은 노랑이 아니다
숨비소리처럼 터지는 꽃
봄날에 피었던 그 꽃이 아니다
병아리들 봄나들이 마치고
다시 또 한번 가보지 못한 낯선 길에서
봄을 노래하기까지
얼마나 큰 용기가 필요했을까
비록 철을 놓치고 길을 잃었지만
서두르지 않고 자신의 향기를 찾아가는
그래 지금이 절정이다
가을을 서성이는 나도 그렇다
시집 <꽃으로 묶어둔 시간> 2023년 현대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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