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을 역
최연하
방향을 잊어버릴까
바람은 수시로 꿈틀거리고
뜨거웠던 무늬들 덜컹거리며
느릿느릿 페이지를 넘기고
고추잠자리 날개를 따라
약속은 가을 역에 도착하고
나무들은 시간을 짚어가며
몸의 무게를 덜어내고
가을볕에 고이 얹혀
서로의 허물을 덮어주는 침묵
그리움 눌러 여미고
이별 여행을 준비하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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