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읽고 싶은 시

모과나무/서수찬

시간의 마시멜로 2022. 2. 27. 11:07

모과나무



우리 회사 앞에
모과나무 한 그루가 있다
그 나무에는
열매가 익기 전에
따먹지 말라는 푯말이 걸려있다
모과 열매를 따먹는
사람이 있긴 있나 보다
못 생기고 누가 몇 백번을
주물렀다 폈다 하면서 구겨놓은 열매
어디서나 다 보이게 얼굴은 왜 그렇게 큰지
신문지를 덮어두고 싶은
나도 시집을 내면 시집 앞에
제목 대신에 시가 익을 때까지
읽지 마세요, 라고
적어 놓아야 겠다
내가 몇 백번 주물렀다 폈다 해 놓은
내 모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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