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인뉴스 이경애 기자
기사입력 2022-01-14
첫눈
은행나무 우듬지에 떨고 있는 까치집
때 이른 눈이 내리고
내일은 또 한파 특보까지 떴다
기척도 없이 웅크리고 있는 집
종일 굶지는 않았는지
표정을 바꾼 바람도 눈을 털어주며
간간이 안부를 챙긴다
연탄 한 장에 기대었던 변두리 우듬지에서
어미는 꺼지지 않는 밑불이었다
밥주발 묻어 놓은 아랫목으로
새끼들 거두어 하나 둘 이소 시켰다
겨울나기는 생의 통과 의례
그렇게 얻어진 날개는 하늘 길 열어주고
더 높이 날아오른다
소리 없이 첫눈이 내리고
어둠 저편에서 들려오는 성탄절 종소리
오늘 밤 어미의 기도는 간절하다
자작나무 숲
산새들 둥지 놀라지 않게
성난 바람 달래느라
나무들은 지문이 다 지워졌다
명찰을 달지 않아도
스스로 빛나는 저 생의 표상들
잘라낸 가지의 깊은 상처는
수직의 발자국이다
추억의 등불 하나씩 달아주며
하얀 마음들이 모여 사는 원대리는
그들의 집성촌
나무들의 왕국이다
하얗게 눈 내리는 이곳에서
백석을 생각하며 시작 노트 하나
가지 끝 하늘가에 걸어둔다
▲노재순 시인
강원도 영월 출생
2017년 치악산 생명문학상 수상
2018년 김유정 기억하기 전국 문예작품 공모전 수상
2021년 50+시니어 신춘문예 공모전 수상
『문학의 오늘 』 엔솔로지로 작품활동 시작
시집 『시간의 마시멜로 』 시산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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