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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 마시멜로 2020. 3. 12. 21:35

산이 푸른 이유

 

기사입력 2020/03/11 [19:06] 노재순 시인

 

 

산길에서 불쑥 튀어나온 박새 한 마리

나도 놀라고 저는 더 놀랐는데

도망도 안 가고 날개를 푸득거린다

어미 잃은 새끼인 줄 알았더니

바위틈에 부숭숭 다섯 아이가 숨겨져 있다

 

온몸으로 나를 막아서듯 대책 없는 맹목으로

맹금류와 뱀이나 들쥐를 쫓아내고

그 어미의 마음으로 산은 또 푸르겠구나

산다는 건 이렇게나 눈물겹다

저 작은 날개짓으로 세상을 지켜내다니

 

비에 젖은 새끼들 왜 울음소리 자꾸 눈에 밟혀서

돌아보니 산이 청청,

 

 

▲ 노재순 시인

어미라는 이름으로 살아가는 모든 생명들은 눈물겹다. 새끼를 품는 순간 이미 자기 자신은 잊혀진 존재로 살아가면서도 모든 것을 다 얻은 듯 충만한……. 그 강인한 생명력에 세상은 생의 의지로 뜨겁고, 생의 끝자락에서도 꺼지지 않는 그 어미의 마음으로 산은 또 눈부시게 푸르러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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