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짓밥
하나님은
저 소금쟁이 한 마리를 물 위에 띄우려고
다리에 촘촘히 털을 붙이고 기름칠을 하고
수면에 표면장력을 만들고
소금쟁이를 먹이려고
죽은 곤충을 연못에 던져주고
물 위에서 넘어지지 말라고 쩍 벌어진 다리를
네 개나 달아주셨다
그래도 마음이 안 놓여
연못이 마르면
다른 데 가서 살라고 날개까지 주셨다
우리 엄마도
서울 가서 밥 굶지 말고, 힘들면 편지하라고
취직이 안 되면
남의 집에서 눈칫밥 먹지 말고
그냥 집으로 내려오라고
기차표 한 장 살 돈을 내 손에 꼭 쥐어주었다
그 한마디에
객짓밥에 넘어져도 나는 벌떡 일어섰다
'함께 읽고 싶은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 한 송이 꽃/도종환 (0) | 2019.11.22 |
|---|---|
| 누가 옳고 누가 그른가/경허선사 (0) | 2019.11.18 |
| 저녁의 나이/마경덕 (0) | 2019.11.17 |
| 기차/정호승 (0) | 2019.11.12 |
| 꽃자리/정희성 (0) | 2019.09.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