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읽고 싶은 시

객짓밥/마경덕

시간의 마시멜로 2019. 11. 17. 18:39

객짓밥

     

 

하나님은

저 소금쟁이 한 마리를 물 위에 띄우려고

다리에 촘촘히 털을 붙이고 기름칠을 하고

수면에 표면장력을 만들고

 

소금쟁이를 먹이려고

죽은 곤충을 연못에 던져주고

물 위에서 넘어지지 말라고 쩍 벌어진 다리를

네 개나 달아주셨다

 

그래도 마음이 안 놓여

연못이 마르면

다른 데 가서 살라고 날개까지 주셨다

 

우리 엄마도

서울 가서 밥 굶지 말고, 힘들면 편지하라고

취직이 안 되면

남의 집에서 눈칫밥 먹지 말고

그냥 집으로 내려오라고

기차표 한 장 살 돈을 내 손에 꼭 쥐어주었다

 

그 한마디에

객짓밥에 넘어져도 나는 벌떡 일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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