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읽고 싶은 시

그 역은 지금/김종휘

시간의 마시멜로 2021. 12. 7. 16:51
그 역은 지금

김종휘


내 몸 어딘가에 역 하나가 지어졌다
아무도 오갈 수 없는 갇힌 역이다

그곳에 머물러 누가 살고 있는지
가끔 기차를 타고 온 바람이
기차표 대신 소문 하나 내려놓고 간다

그곳은 여름에도 눈이 펄펄 내리고
한겨울에도 매미들이 떼 지어 울곤 한다는데

왜 나는 몰랐을까?
서쪽 하늘이 붉은 울음을 토하고 나면
어스름이 저 혼자 쓸쓸히 집 한 채 짓는다는 걸

누구를 기다리느라 서성이다가
길가에 뿌리 박힌 채 늙어가는 역 간판들

너를 보낸 자리에
아무도 오갈 수 없는 역 하나
내 몸안에 지어졌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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