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읽고 싶은 시

넉넉한 마음/김재진

시간의 마시멜로 2020. 9. 24. 16:26
넉넉한 마음

고궁의 처마끝을 싸고도는
편안한 곡선하나 가지고 싶다.
뽀족한 생각들 하나씩 내려놓고
마침내 닳고 달아 모서리가 없어진
냇가의 돌맹이처럼 둥글고 싶다.
지나온 길 문득 돌아보게 되는 순간
부끄러움으로 구겨지지 않는
정직한 주름살 몇 개 가지고 싶다.
삶이 우리를 속이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삶을 속이며 살아왔던
어리석었던 날들 다 용서하며
날카로운 빚금으로 부딪히는 너를
달래고 어루만져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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